사진설명: 임차인이 스마트폰으로 확인한 밝고 고급스러운 주택 사진과 낡고 훼손된 실제 방의 모습이 크게 다르다. 중국 부동산시장에서 확산하는 AI 조작 허위매물 문제를 형상화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중국 매체에 따르면 윈난성 쿤밍시에 거주하는 셰모 씨는 최근 부동산 중개인이 보내온 사진을 보고 임대주택을 방문했다가 전혀 다른 모습에 당황했다. 사진 속 방은 밝은 색상의 깨끗한 나무 바닥으로 꾸며져 있었지만, 실제 바닥은 낡고 훼손된 상태였다.
화장실 구조도 달랐다. 사진에는 세면 공간과 샤워 공간이 분리된 현대식 화장실이 나왔지만, 현장을 방문해 보니 별도의 공간 구분이 없는 일반적인 화장실이었다. 셰 씨가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다른 이유를 묻자 중개인은 “사진은 AI로 만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후이성 푸양시에서도 중개인이 보내온 영상과 실제 주택이 완전히 달랐다는 피해 사례가 나왔다. 일부 중개업자는 교통이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한 고급 매물 사진으로 고객을 끌어들인 뒤, 상담 단계에서 “이미 계약됐다”며 다른 집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과거 인터넷에서 가져온 다른 집의 사진을 사용하던 ‘미끼 매물’ 수법이 AI 기술과 결합하면서 더욱 정교해진 것이다. 바닥과 벽을 새것처럼 바꾸는 것은 물론 가구를 추가하거나 방의 크기와 구조, 창밖 전망까지 실제와 다르게 만들 수 있어 소비자가 사진만으로 진위를 구별하기도 어렵다.
지난 3월 상하이 경찰은 AI 합성영상으로 100여 건의 허위 부동산 정보를 제작·게시한 중개업자 5명을 적발해 행정처분했다. 중국의 온라인 민원플랫폼에도 허위매물과 관련된 신고가 1천 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사진의 밝기와 화질을 조정하거나 주변의 잡동사니를 정리하는 정도는 곧바로 불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I로 주택 구조와 면적, 하자, 전망, 인테리어 수준 등을 실제와 다르게 표현하면 허위 또는 소비자의 오해를 유발하는 상업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로 수정한 사진을 실제 촬영한 원본처럼 게시하거나 AI 사용 사실을 표시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사안에 따라 중국 광고법과 소비자권익보호법, 부동산중개관리규정 등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38개 지역의 부동산중개업협회는 지난 3월 공동제안문을 발표하고 AI 기술을 이용해 허위 장면이나 효과를 만들고 소비자를 속이지 말 것을 업계에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가상 인테리어나 배치도는 참고자료임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며 “플랫폼 역시 매물과 중개업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AI 합성 콘텐츠 표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