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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수술용 로봇에 AI 판독까지…중국 반려동물 산업이 달라졌다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6-05-21 11: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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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톈진 박람회 현장서 확인한 ‘펫 의료’ 초고속 성장과 한국 기업들의 도전

중국 톈진 국가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8회 동서부 소동물 임상수의사대회 전시장 전경. 행사장에는 동물용 의료기기와 AI 진단 시스템, 영상장비,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부스들이 대거 참가했으며, 중국 각지의 수의사와 업계 관계자들로 붐비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중국 사람들이 반려동물 사료 가격만 따졌다면, 지금은 수술 장비와 치료 수준을 먼저 묻습니다.”


20일 중국 톈진(天津) 국가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8회 동서부 소동물 임상수의사대회 현장 전시장에서 만난 한 중국 수의사의 말이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규모였다. 수천 명의 수의사와 동물병원 원장,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곳곳에서는 학술 세미나가 동시에 진행됐고, 최신 의료기기 시연 부스마다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과거 중국의 반려동물 전시회가 사료나 간식, 의류 중심이었다면 이번 전시회는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전시장 중심에는 동물용 CT와 MRI, AI 영상 판독 시스템, 수술용 현미경, 재활치료기, 유전자 검사 장비 같은 첨단 의료기기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사람 병원에서나 볼 법한 정밀 의료장비들이 동물병원용으로 대거 등장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 부스에서는 반려견 치과 수술 장면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연되고 있었다. 수의사가 특수 확대경을 착용한 채 미세수술을 진행하자 중국 관람객들이 장비 주변으로 몰려들어 연신 사진을 찍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하이 수의사는 “중국 반려동물 의료 수준이 최근 5년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예방접종 정도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사람 병원처럼 전문 진료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와 비혼 인구 증가, 고령화 현상이 맞물리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18회 동서부 소동물 임상수의사대회에 참가한 한국 바이오 의료기업 오가노플로라(OrganoFlora) 부스 모습. 회사 대표 이경호씨(사진)가 동물 관절 치료용 히알루론산(HA) 기반 의료기기 ‘HIAL-JUMP’를 소개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도 눈에 띄었다.


강원도 춘천에 본사를 둔 바이오폴리머 전문기업 오가노플로라(OrganoFlora)는 히알루론산(HA) 기반 동물용 관절 치료 의료기기를 선보였다.


부스에 전시된 자료에는 “바이오폴리머 기반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라는 설명과 함께 히알루론산 가공•변형 기술을 활용한 관절 치료용 제품들이 소개돼 있었다.


이 회사 대표 이경호씨는 “중국은 반려동물 숫자 자체가 엄청난 시장”이라며 “특히 고령 반려견 증가로 관절 치료 수요가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중국 바이어들이 제품 설명을 꼼꼼히 들으며 질문을 이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한국 관련 부스에서는 수술용 확대경과 수술 촬영 시스템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18회 동서부 소동물 임상수의사대회에서 한국기업 한 관계자가 수술용 확대경과 고화질 촬영 시스템을 직접 시연하고 있다. 화면에는 반려동물 미세수술 장면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으며, 정밀 의료장비에 대한 중국 수의업계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수의사가 직접 머리에 착용하는 확대경과 초소형 카메라가 연결된 장비였는데, 수술 부위를 확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보여주는 시스템이었다.


한 직원이 실제 장비를 착용한 채 미세 작업을 선보였고, 화면에는 작은 조직까지 선명하게 확대된 수술 영상이 나타났다.


부스 관계자는 “반려동물 안과와 치과, 정형외과 수술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밀 의료장비 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18회 동서부 소동물 임상수의사대회 학술 세미나장 모습. 중국 각지에서 참가한 수의사와 업계 관계자들이 반려동물 정형외과와 임상 치료 관련 발표를 경청하고 있으며, 중국 반려동물 의료산업의 높은 관심과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 소비자들의 변화였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 중국 소비자들은 “싸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우리 집 강아지에게 가장 좋은 치료를 해주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반려동물 전용 재활치료기와 피부 관리 제품, 기능성 건강식품,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수준 향상도 인상적이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AI 기반 영상 판독 시스템과 데이터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이며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모습이었다. 단순 저가 생산 중심이라는 기존 이미지와는 상당히 달라진 분위기였다.


행사장 한 관계자는 “중국 반려동물 산업은 지금 사람 의료산업이 걸어온 길을 빠른 속도로 따라가고 있다”며 “앞으로 의료•바이오•AI가 결합된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직접 전시장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중국 반려동물 산업이 단순 유행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제 중국에서 반려동물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의료•헬스케어•감성 소비가 결합된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장 한복판에서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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