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다냐와 그녀의 남편 카빈 쿠마르(Kavin Kumar). (사진: 인디아 투데이)
인도 타밀나두주 티루푸르(Tiruppur)에서 27세의 신혼 여성이 지참금을 둘러싼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 인디아 투데이가 지난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4월 결혼한 리다냐(Ridhanya)로, 현지 의류 기업인의 딸이다. 그녀는 사망 직전 가족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를 통해 "더는 고통을 견딜 수 없다"고 호소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리다냐는 일요일(6월 30일), 집을 나서며 “사원에 다녀오겠다”고 말했지만, 그 길로 인근 지역에 차를 세운 뒤 차량 안에서 살충제를 마시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발견 당시 입에 거품을 문 채 숨져 있었으며, 지역 주민들이 이상하게 여긴 주차 차량을 신고하면서 경찰이 시신을 발견했다.
사망한 리다냐는 28세의 카빈 쿠마르(Kavin Kumar)와 지난 4월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지참금으로는 800g의 금 장신구와 약 7,000만 루피(한화 약 12억 원) 상당의 볼보 자동차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과 시댁 식구들은 “지참금이 부족하다”며 그녀를 지속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 직전 리다냐는 아버지에게 왓츠앱으로 7개의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그 메시지에는 고통과 절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녀는 "나는 매일 정신적으로 고문당하고 있으며,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며, "카빈과의 결혼은 그의 가족이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메시지에는 남편의 신체적 폭력과 시댁의 정신적 학대가 함께 이루어졌으며, 주변 사람들은 ‘참고 살라’며 고통을 외면했다고 토로했다. “내 삶을 계속할 수 없다. 더는 버틸 수 없다. 나는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며, 부모에 대한 미안함도 함께 전했다.
경찰은 리다냐의 사망 경위를 조사한 뒤, 남편 카빈 쿠마르와 시부모 에스와나무르티(Eswaramoorthy), 치트라데비(Chithradevi)를 지참금 관련 학대 혐의로 체포했다. 현재 이들에 대한 형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리다냐의 시신은 부검을 위해 인근 공립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그녀의 친척들과 지역 주민들은 병원 앞에 모여 “지참금 살인에 대한 정의를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번 사건은 여전히 인도 사회에서 강하게 작동하는 '지참금 문화'의 폭력성과 여성 인권 문제를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미 1961년 ‘지참금 금지법(Dowry Prohibition Act)’이 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습적 기대와 경제적 요구가 맞물려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