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중국 노년층이 보행 보조기기와 디지털 서비스를 체험하는 모습을 표현한 삽화. 실제 현장 사진이 아닌 AI 생성 이미지.
중국이 고령화에 대응하는 실버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관리와 재활 보조기기, 노인 친화형 주거용품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고, 고령자가 제품을 직접 체험한 뒤 구매할 수 있는 유통환경을 확대하는 것이 최근 정책의 주요 방향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말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3억233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3.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2억2365만 명으로 15.9%였다. 거대한 고령인구의 생활을 뒷받침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중국 산업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은발경제(银发经济)’로 불리는 실버산업은 요양시설과 간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건강한 노년층의 일상생활과 문화활동부터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의 재활·돌봄까지 수요의 폭이 넓다. 같은 노년층이라도 건강상태와 소득, 거주환경에 따라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가 달라진다는 점이 시장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민정부·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10월 18일부터 11월 17일까지 노인용품 소비 촉진 행사인 ‘효로애로 쇼핑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 모니터링, 재활 보조, 스마트 동반 서비스, 노인 친화형 가구 등에서 수요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유도하는 행사다. 스마트 간호로봇과 신체를 갖춘 AI 돌봄기기 등의 개선도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주목할 부분은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중국 당국은 지역사회 노인서비스 시설과 노인대학 등을 활용해 제품을 체험·시용·대여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도록 했다. 매장에서 사용해 본 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방문 서비스를 받는 방식도 권장한다. 복잡한 조작이나 설치 부담 때문에 신제품 이용을 망설이는 고령자를 고려한 접근이다.
이러한 변화는 다음 달 열리는 충칭의 노인산업박람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민망 충칭채널과 현지 매체 화룽망에 따르면 제20회 중국 충칭 노인산업박람회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충칭국제박람센터에서 개최된다. 전시면적은 4만㎡로, 재활 보조기기와 노인 친화형 제품, 건강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에는 외골격 보조기기를 착용하고 걷기와 계단 이동을 체험하는 공간이 마련된다. 스마트홈과 원격의료, AI 건강관리를 연결한 ‘미래 노인주거’ 체험도 예고됐다. 기술을 전시하는 데서 나아가 고령자가 자신의 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려는 구성이다. 다만 전시·시연 계획이 곧 제품의 대규모 보급이나 효과 검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생활도 중요한 축이다. 이번 박람회는 공연과 소비시장, 배움과 참여 프로그램을 결합해 노년층의 문화 소비를 소개한다. 실버산업이 신체 기능을 보조하는 영역과 함께 여가·사회참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기업이 살펴볼 분야 역시 다양하다. 재활 보조기기와 생활용품, 욕실·주방의 안전을 높이는 주거용품, 고령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인구 규모만으로 구매력을 판단하거나 한국에서 판매한 제품을 그대로 공급하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 진출을 검토한다면 제품의 종류에 따른 현지 인증과 허가 요건, 가격 경쟁력, 설치·수리 체계부터 확인해야 한다. 중국어 안내를 갖추는 것은 물론 글자 크기와 버튼 배치, 충전과 세척 방법처럼 실제 사용 과정의 불편을 줄이는 설계가 중요하다. 의료·건강 관련 제품은 효능에 관한 표현과 개인정보 처리도 세심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장 확대와 함께 소비자 보호도 과제다. 중국 당국은 이번 행사에서 노인용품의 품질·안전 감독을 강화하고, AI 돌봄기기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소개해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실버산업의 향방을 가를 기준은 고령자의 일상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가에 있다. 한국에도 이는 중요한 비교 대상이다. 기술과 제품 개발을 지역사회의 돌봄·생활서비스에 연결하는 중국의 시도는 고령화에 대응하는 양국 산업이 함께 살펴볼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