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베트남 노동 관계 담당자와 기업 인사담당자가 현지 생산시설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의 여권과 취업허가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베트남은 10일부터 무허가 외국인 근로자와 고용기업에 대한 행정처벌을 강화한다. (이미지=AI 생성)
베트남 정부가 공포한 시행령 제283/2026호는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 이 시행령은 노동·사회보험 및 외국인 근로자 관리와 관련한 행정처벌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며, 기존 시행령 제12/2022호를 대체한다.
새 시행령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합법적인 취업허가증 없이 일한 외국인은 1,500만∼2,500만 동의 벌금을 물게 된다. 취업허가가 면제되는 사람도 이를 증명하는 면제확인서를 갖추지 않으면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유효기간이 만료된 취업허가증이나 면제확인서를 사용해 계속 근무하는 경우에도 1,500만∼2,500만 동의 벌금이 부과된다. 위반 정도에 따라 베트남에서 추방될 수도 있다.
외국인을 고용한 기업의 책임도 강화된다. 취업허가증이나 면제확인서가 없는 외국인을 1명에서 10명까지 고용하면 3,000만∼4,500만 동, 11명에서 20명이면 4,500만∼6,000만 동의 벌금이 부과된다. 위반 근로자가 21명 이상이면 벌금은 6,000만∼7,500만 동으로 올라간다.
취업허가증에 적힌 내용과 실제 근무 조건이 다른 경우도 처벌 대상이다. 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허가받은 직책이나 업무와 다른 분야에 배치하면 근로자 한 명당 500만∼1,000만 동의 벌금을 물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에 부과되는 벌금 총액은 최대 7,500만 동이다.
예를 들어 취업허가증에는 ‘기술전문가’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로는 영업이나 관리 업무를 담당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다른 법인이나 사업장에서 근무하면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파견 장소나 근무지가 변경됐는데도 관련 신고나 허가 변경 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계약이 종료됐을 때 기업이 취업허가증을 회수해 관계기관에 반납하지 않거나 정해진 기간을 넘겨 처리하는 행위도 새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외국인 근로자의 채용과 배치, 계약 종료에 관한 의무보고를 하지 않거나 늦게 제출한 고용주에게도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이번 시행령은 외국인 취업허가 제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은 2025년 8월부터 시행령 제219호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허가와 면제 요건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시행령 제283호는 기존 허가제도를 위반했을 때 적용하는 벌금과 행정처분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이 사업비자나 임시거주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취업 자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나 기업 대표, 단기근무 전문가 등 일부 취업허가 면제 대상도 자신의 면제 요건과 면제확인서 발급 필요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외국인 임직원의 취업허가증에 기록된 고용회사와 직책, 업무 내용, 근무지역, 유효기간이 실제 근무 상황과 일치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계열사 간 파견이나 겸직, 지점 이동, 직책 변경이 있었다면 변경 또는 재발급 절차가 필요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 퇴사한 직원의 취업허가증이 적법하게 회수·반납됐는지, 취업허가 면제자에 대한 신고와 확인서가 갖춰졌는지, 허가기간 만료 전에 연장 신청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새 시행령이 시행되기 전에 끝난 위반행위는 원칙적으로 당시 규정을 적용한다. 그러나 과거에 시작된 무허가 근무가 10일 이후에도 계속되면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인 투자와 전문인력 유치를 확대하면서도 불법 취업과 명의상 채용, 허가 내용과 다른 근무 형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취업허가 업무를 단순한 비자 발급 절차로 볼 것이 아니라 인사·노무 관리의 핵심 준법사항으로 다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