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다시 넓어지고 있다. 양국은 최근 7년 만에 항공 운수권을 확대했다. 주간 여객편은 608회에서 664회로, 화물편은 54회에서 68회로 늘어난다. 올해 1분기 한중 노선 이용객도 439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사람들의 왕래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171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6% 증가했다. 한국인의 여름철 해외여행 예약 가운데 중국이 차지한 비중도 27.4%로 가장 높았다. 비자 면제와 항공편 증편,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비용이 중국 여행 수요를 끌어올린 것이다.
숫자만 보면 한중관계는 정상화의 길에 들어선 듯하다. 그러나 공항의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국민의 마음까지 가까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리서치의 올해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30.2점이었다.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낮다. 특히 이번 변화는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호감이 커졌다기보다 강한 반감이 다소 누그러진 결과에 가깝다. 중국을 경제적으로 협력해야 할 상대라고 인정하면서도 안보와 산업 측면에서는 위협으로 바라보는 이중적인 인식도 여전하다.
이 같은 불신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는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적 보복과 한한령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서해 구조물과 불법 조업, 문화 원조 논쟁, 일부 중국인의 과격한 온라인 주장도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웠다.
중국 사회 역시 한국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와 온라인상의 혐중 표현, 한미동맹 강화와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태도를 경계한다. 양국 모두 자신이 받은 상처는 크게 기억하지만 상대가 느낀 불만에는 좀처럼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작은 사건 하나가 인터넷을 타고 상대 국민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는 일도 반복된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느낀 것은 실제 중국과 한국 사회에서 소비되는 중국의 이미지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인이 바라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직접 만나면 평범한 이웃인데, 뉴스와 인터넷에서는 쉽게 경쟁자나 적대 세력으로 바뀐다. 비행기는 두 시간을 날아가면 도착하지만, 편견을 넘어서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한중관계의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는 정상회담과 항공편 확대를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문화 콘텐츠 심사와 기업 규제에서 예측 가능한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도 중국과 중국인을 하나의 위협 집단처럼 묶어 바라보는 정치적 선동을 경계해야 한다. 양국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과 번역, 출처가 불분명한 영상을 앞세우기보다 사실과 맥락을 확인해야 한다.
청소년과 대학생, 지방정부, 문화·체육·언론 분야의 교류도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여러 차례 만나고 함께 일해보는 경험이 쌓여야 상대를 국가 이미지가 아닌 한 사람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항공편은 정부 간 합의 한 번으로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신뢰는 수많은 만남과 경험을 통해 한 걸음씩 쌓아야 한다. 한중관계가 정말 회복됐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은 비행기 좌석이 가득 찼을 때가 아니다. 양국 국민이 상대 나라를 다시 찾아도 괜찮고, 함께 일해도 공정하며, 서로 존중받을 수 있다고 느낄 때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비행기만이 아니라 다시 만나고 싶게 만드는 이유다.

[발행인: 李潤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