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중국에서 유료 등산 동행과 고령자 진료 동행 등 생활 속 도움과 정서적 지원을 결합한 ‘동행경제’가 새로운 서비스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AI 생성)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은 10일 소비자의 외로움을 덜어주거나 정서적 지원과 사회적 교류를 제공하는 동행 서비스가 중국의 새로운 소비 형태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둥성(山东省) 타이산(泰山)의 ‘등산 동행’이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예약하면 동행자가 함께 산에 오르며 배낭을 들어주고 사진을 찍어준다. 이용자의 체력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등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는 것도 서비스에 포함된다.
타이산의 한 등산 동행업체는 2022년 설립 당시 직원이 10명도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약 370명으로 늘었다. 주간 등산 동행 서비스 요금은 800위안에 이른다. 다른 업체들은 통상 500∼600위안을 받고 있으며, 야간에 출발해 일출을 보는 일정에는 추가요금을 받는다.
의료 분야에서는 ‘진료 동행인’이 새로운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진료 동행인은 고령자나 외지에서 온 환자를 대신해 예약과 접수, 검사실 이동, 수납, 약 수령 등을 돕는다. 의사의 설명을 정리해 가족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중국의 대형 공립병원은 규모가 크고 진료 과정도 복잡해 혼자 병원을 찾은 노인이나 타지 환자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가 다른 지역에서 일하거나 근무시간 때문에 부모와 병원에 갈 수 없는 가정이 늘면서 진료 동행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인민일보 해외판이 소개한 36세 독립 진료 동행인은 한 달에 약 1만 위안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경제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관광지 동행, 쇼핑 동행, 식사 동행, 게임·대화 상대를 비롯해 반려동물 돌봄과 인공지능(AI) 반려동물, 어린이·노인을 위한 동행 로봇까지 등장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서비스에서 사람과 기계가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시장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동행경제가 성장하는 배경에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가족 간 거주지 분리, 청년층의 외로움과 시간 부족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필요한 순간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탁하는 대신 비용을 내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관련 시장은 이미 수백억 위안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와 소비시장을 만든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제기된다. 종사자의 자격과 신원 확인, 서비스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 환자 개인정보 보호, 가격과 환불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진료 동행 서비스 절차와 안전수칙, 종사자 교육 및 민원 처리 등을 담은 ‘노인 진료 동행 서비스 규범’이 마련됐다. 청두(成都)에서는 동행 종사자에게 직업능력증서를 발급하는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제도화도 추진되고 있다. 다만 산행·여행·대화 등 다양한 동행 서비스 전체를 포괄하는 통일된 기준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동행경제는 단순히 외로움을 상품화한 시장만은 아니다. 가족과 지역공동체가 맡아왔던 돌봄과 정서적 지원의 일부를 전문 서비스가 보완하는 사회적 변화이기도 하다. 동행의 따뜻함을 유지하면서 이용자와 종사자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느냐가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