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중국 산둥성 가오칭현 경찰이 압수한 사기조직의 생방송용 소품. 조직은 가짜 현금과 금괴, 저가 장신구 등을 화면에 내보이며 재력을 과시한 뒤 중·노년층에게 보증금과 출장비를 요구했다. (사진=사기피해자 제공)
중국에서 중·노년층을 상대로 오래된 물건을 고가에 매입해 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신종 인터넷 사기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산둥성(山东省) 쯔보시(淄博市) 가오칭현(高青县) 경찰은 최근 ‘오래된 물건 고가 매입’을 내세워 인터넷 생방송 사기를 벌인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은 약 1년 동안 전국의 중·노년층 270여 명으로부터 200만 위안이 넘는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녹슨 자전거와 오래된 재봉틀, 과거 중국에서 사용됐던 식량배급표와 옛 동전 등이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다는 생방송을 보고 사기조직에 연락했다.
가오칭현에 거주하는 황모 씨는 지난 3월 인터넷에서 ‘낡은 물건 방문 매입’ 생방송을 시청했다. 황씨는 집에 보관하고 있던 40여 년 된 재봉틀을 팔 수 있는지 문의했다.
방송 진행자는 높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면서도 방문 감정을 위해 먼저 1천 위안의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추가 비용을 내면 순서를 앞당겨 주겠다며 ‘출장비’와 ‘긴급 처리비’ 등을 요구했다.
황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1만 위안이 넘는 돈을 송금했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도록 물건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은 없었고, 고가 매입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뒤늦게 사기를 의심한 황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조직은 실제로 낡은 물건을 매입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고가 매입’은 피해자들에게 보증금과 각종 수수료를 받아내기 위한 미끼였다.
사기조직은 생방송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대본을 만들고 배우와 가짜 현금, 금괴 등의 소품을 준비했다. 방송 화면에 등장한 현금 다발은 앞뒤 일부만 진짜 지폐였으며, 금그릇과 은그릇도 값싼 도자기 제품이었다.
방송에서는 감정을 자극하는 연기도 동원됐다. 한 여성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뒤 당뇨병을 앓으면서 병든 시어머니를 돌보는 며느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시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안의 가보를 팔겠다고 호소했고, 진행자는 이를 높은 가격에 매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연기자에게는 하루 200위안의 보수가 지급됐다.
일부 방송에서는 “외국 상인이 중국의 오래된 물건을 비싸게 사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꾸며냈다. 진행자는 “조상에게 물려받은 물건을 외국에 넘겨서는 안 된다”며 중국인 구매자를 연결해 주겠다고 시청자들을 설득했다.
사기조직은 더우인(抖音)과 콰이서우(快手) 등 대형 플랫폼에서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감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소규모 통신 애플리케이션과 비공개 생방송으로 이동시켰다. 사기를 의심하는 피해자에게는 값싼 옥 제품과 위조 감정서를 보내 신고를 포기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가오칭현 경찰은 사기조직의 거점을 급습해 용의자 11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현재 형사 강제조치를 받은 상태이며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중국 경찰은 정상적인 중고물품 매입업체라면 일반적으로 직접 물건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대금을 지급한다며, 매도자에게 보증금이나 출장비를 먼저 요구하는 경우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생방송에서 거액의 현금이나 금괴를 보여주더라도 소품이나 합성화면일 수 있으므로 송금 전 가족이나 경찰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