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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주걱으로 탁구를?…중국 농촌 스포츠의 유쾌한 변신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6-08-04 11: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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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닝샤 ‘촌핑’ 대회에 21개 팀·300여 명 참가
  • 스포츠에 농산물·먹거리·관광 결합해 지역경제 활성화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링우시에서 열린 ‘2026 전국 화미향촌 탁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나무주걱과 물바가지, 구멍국자 등 주방용품으로 탁구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링우시위원회 선전부) 

  • 탁구선수의 손에 들린 것은 라켓이 아니었다. 나무주걱과 물바가지, 구멍국자가 라켓을 대신했다. 공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선수와 관중의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宁夏回族自治区) 링우시(灵武市)에서 열린 ‘2026 전국 화미향촌 탁구대회(全国和美乡村乒乓球大赛)’가 중국 농촌 스포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신화사와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회는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링우시 둥타진(东塔镇) 전허타광장(镇河塔广场)에서 개최됐다. 중국 13개 성·자치구·직할시와 신장생산건설병단에서 온 21개 팀, 3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종목은 농촌의 재미와 생활문화를 반영한 ‘농취농미 단식(农趣农味单打)’이었다. 참가자들은 정식 탁구채 대신 농촌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나무주걱과 물바가지, 구멍국자 등을 들고 경기에 나섰다.


도구의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다 보니 공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교한 기술보다는 순발력과 적응력이 중요했고,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경기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번 대회는 화미향촌부, 농업기업부, 삼농정회부(三农情怀组) 등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혼합단체전과 남녀단식, 농취농미 단식 등이 열렸으며 농민 대표뿐 아니라 농산물 생산·가공·판매업 종사자와 농업기술 연구자, 농자재 관계자도 참가했다.


대회장 주변에서는 지역 농특산물과 전통음식 판매행사도 함께 열렸다. 주민과 관광객이 탁구 경기를 관람하고 지역 음식을 맛보며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스포츠와 관광, 소비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최근 중국 농촌에서는 농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스포츠 대회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구이저우성(贵州省)의 농촌농구대회 ‘촌BA(村BA)’와 농촌축구대회 ‘촌차오(村超)’가 대표적이다. 이번 대회도 ‘촌핑(村乒·농촌탁구)’이라는 이름으로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대회는 유명 선수나 대규모 경기장보다 주민 참여와 지역 특색을 앞세운다. 관중도 단순히 경기를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축제와 먹거리, 관광을 함께 즐긴다. 스포츠가 주민 화합을 넘어 지역을 알리고 농촌 소비를 확대하는 콘텐츠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주걱과 물바가지로 펼친 탁구 경기는 승부만을 위한 스포츠가 아니었다. 농촌의 평범한 생활도 아이디어를 더하면 사람을 모으고 지역을 움직이는 특별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유쾌한 실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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