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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대표팀은 없지만 중국은 월드컵에 있었다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6-06-15 13:40:28
  • 수정 2026-06-15 1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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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대표팀만 빼고 모두 월드컵에 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중국 CCTV 앵커 바이옌쑹(白岩松)이 남긴 이 말은 지금도 중국에서 자주 인용된다. 당시에는 자조 섞인 농담처럼 들렸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는 중국 사회의 현실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 표현도 찾기 어렵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이번에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2002 한일월드컵이 유일하다. 세계 2위 경제대국, 14억 인구를 가진 나라의 성적표라고 보기에는 초라하다.


중국 정부는 최근 수년간 학교 축구와 유소년 육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축구 특색학교를 늘리고 전문 지도자를 양성하며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월드컵을 둘러싼 경제 활동과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이번 대회에서도 레노버(联想), 하이센스(海信), 멍뉴(蒙牛) 등 중국 기업들은 FIFA 후원 체계에 참여하며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스포츠 매체들은 중국 기업들의 월드컵 후원 규모가 미국에 이어 세계 상위권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경기장 밖으로 눈을 돌리면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선명해진다. 저장성 이우(义乌)는 세계 최대 생활용품 생산·유통기지 가운데 하나다. 월드컵 기간 전 세계 응원석을 수놓는 각국 국기와 응원용품, 기념품 상당수가 이우를 비롯한 중국 제조업체에서 생산된다.


이는 중국이 축구 강국은 아닐지라도 스포츠 산업 공급망에서는 이미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완구기업 팝마트(泡泡玛特)의 대표 캐릭터 라부부(Labubu)가 월드컵 관련 행사에 등장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이 이제는 제조업을 넘어 문화 콘텐츠와 소비 브랜드까지 수출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 존재감이 중국 축구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축구 발전을 국가 과제로 추진해 왔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거액의 투자와 유명 선수 영입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경쟁력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이 중국 축구가 던지는 가장 큰 교훈일지도 모른다. 경제력과 자본은 산업을 성장시킬 수는 있어도 축구 강국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축구는 유소년 육성 시스템과 지도자 교육, 생활체육 문화, 공정한 행정이 오랜 시간 축적될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게 된다.


그럼에도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글로벌 플랫폼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대표팀은 경기장에 없지만 중국 기업은 광고판에 있고, 중국 공장은 응원용품을 만들고 있으며, 중국 브랜드는 세계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월드컵 우승컵을 들지는 못했지만, 월드컵 경제에서는 이미 중요한 플레이어가 된 셈이다.


그래서 8년 전 바이옌쑹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게 들린다.


"중국은 대표팀만 빼고 모두 월드컵에 갔다."


      [발행인:  李潤洛]

tjchina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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