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가 열린 중국 톈진 국가전시컨벤션센터 정문 전경. 박람회 공식 조형물과 마스코트가 설치된 행사장 입구에는 중국 국기와 박람회 깃발이 휘날리고 있으며, AI(인공지능), 로봇, 스마트 제조,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 기술을 선보이는 이번 박람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世界智能产业博览会)'가 5월 28일 톈진 국가전시컨벤션센터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지혜로 세상을 움직이고 미래를 구동한다(智行天下 能动未来)'를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전시장 면적만 13만㎡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중국이 인공지능과 첨단기술 산업에 거는 기대와 자신감이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AI, 반도체,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저공경제(드론 및 도심항공교통), 상업우주항공, 스마트 제조 등 미래 산업을 대표하는 기술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박람회에는 중국 중앙 국유기업과 글로벌 기업, 혁신 스타트업 등 74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했다. 참가 기업 수와 전시 규모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시장은 종합전시관을 비롯해 ▲인공지능 핵심기술 ▲휴머노이드 로봇 ▲스마트 커넥티드카 ▲저공경제 및 상업우주항공 ▲스마트 제조 ▲스마트 생활 등 6개 전문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특히 관람객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관이었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 전시장에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과 공중·지상 일체형(空地一体) 스마트 순찰차.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순찰·안전관리 솔루션으로, 스마트시티와 산업현장, 공공안전 분야 활용 가능성을 시연하고 있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 전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대형 북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첨단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에 전통문화를 접목한 퍼포먼스로, 관람객들에게 기술 혁신과 문화 콘텐츠가 융합된 미래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로봇들은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악수를 하거나 물건을 집어 옮기는 모습을 시연했다. 일부 로봇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등 인간과 유사한 동작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 모빌리티 전시관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단순한 전기차를 넘어 AI 기반의 이동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미래 자동차 기술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개막식과 고위급 포럼에서는 중국 첨단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중국 AI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국전자정보산업그룹(CEC) 리리궁(李立功) 회장은 중국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술인 EDA(전자설계자동화) 분야에서 국산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58개의 핵심 EDA 도구 가운데 56개를 자체 개발 체계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산 CPU인 '페이텅(飞腾·Phytium)'의 누적 출하량이 1,300만 개를 넘어섰고, 중국 운영체제인 '치린OS(麒麟操作系统·Kylin OS)'는 14년 연속 중국 리눅스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중국이동(中国移动·China Mobile)의 천중웨(陈忠岳) 회장은 AI 산업 발전을 위해 초대형 연산센터 구축과 전국 통합형 연산망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톈진과 베이징, 허베이를 연결하는 징진지(京津冀) 지역을 중국 북부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 전시장 전경. AI(인공지능), 스마트 자동차, 반도체, 첨단 제조 분야 기업들이 참가한 가운데 관람객들이 최신 기술과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74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중국의 미래 산업 발전 방향과 기술 혁신 성과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눈길을 끈 것은 중국 기업들이 더 이상 기술 추격자가 아니라 기술 선도국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레노버(联想集团·Lenovo Group) 양위안칭(杨元庆) 회장은 "AI가 가져온 성장 기회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5,899억 위안에 달했다"며 "올해부터는 AI 인프라와 스마트 서버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안자동차(长安汽车·Changan Automobile) 주화룽(朱华荣) 회장은 "미래 자동차는 진화하는 지능형 자동차 로봇이 될 것"이라며 자사의 AI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AI 산업이 단순한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적용과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에서 산업용 로봇 기업 ABB의 로봇팔이 붓글씨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정밀 제어 기술을 적용한 산업용 로봇은 한자를 직접 쓰며 제조 현장을 넘어 문화·예술 분야까지 확장되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산업용 AI, 스마트 제조 솔루션, 물류 자동화 시스템, 스마트 의료장비 등 이미 생산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술들이 대거 공개됐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로봇 월드컵 초청대회와 국제 스마트 스포츠 대회, AI 해커톤(Hackathon) 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열리며 기술 전시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행사 첫날부터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조직위원회는 당초 일반인 공개일이 아니었던 5월 29일에도 특별 공개를 결정했다. 이는 중국 국민들의 AI와 첨단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관 모습. 전시장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견, 스마트 제조 및 저공경제(低空经济) 관련 첨단 기술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국이 육성 중인 AI(인공지능)와 로봇 산업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대표 전시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박람회를 취재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중국이 인공지능을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닌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반도체와 AI, 로봇, 스마트 제조, 자율주행차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중국의 전략이 전시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는 5월 31일까지 계속되며, 중국이 그리고 있는 미래 산업 지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컨베이어벨트 위 물품을 자동으로 분류·이송하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머신비전, 자동화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물류·제조 솔루션으로, 향후 공장과 물류센터의 무인화 및 생산성 향상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밴드가 기타, 드럼, 키보드 연주를 시연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정밀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음악 연주와 공연이 가능한 로봇들로, 제조업을 넘어 문화·예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 로봇 산업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
2026 세계지능산업박람회에 전시된 AI 기반 스마트 순찰 로봇이 관람객들에게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이동 플랫폼과 영상 인식,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갖춘 이 로봇은 공장, 산업단지, 공항, 전시시설 등에서 안전관리와 순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차세대 스마트 보안 솔루션이다. 뒤편에는 삼성디스플레이 톈진법인 소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