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天津)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하이허(海河)와 현대식 스카이라인 전경. 톈진은 최근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 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톈진(天津)이 대학 연구실의 기술 성과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혁신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반도체, 산업용 AI, 신소재 등 첨단기술 분야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톈진이 중국 북부 과학기술 혁신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밍일보(光明日报)는 20일 “과학혁신의 ‘분재’가 산업의 ‘풍경’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톈진 톈카이(天开) 고등교육 과학기술혁신공원의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톈진 환후(环湖)병원 재활훈련실에서는 뇌졸중 환자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재활 시스템을 활용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장비는 ‘선궁(神工)-선지(神机)’라는 이름의 의료 시스템으로, 톈카이공원 입주기업인 톈카이수이시(天开水西)가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23년 톈카이공원 설립 이후 구빈(顾斌) 톈진대 의과대학 박사가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창업한 기업이다. 연구실 수준의 기술이 불과 2년 만에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로 상용화된 셈이다.
톈카이공원은 중국식 산학연 협력 모델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대학 실험실 기술을 생산라인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지난 3년간 5천 개 이상의 기업이 등록했다. 또 48개 산업펀드를 통해 총 219억 위안(약 4조8,399억 원)의 자금을 조성했고, 입주기업 투자·융자 규모는 34억 위안(약 7,514억 원)을 넘어섰다.
신소재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장전제(张振杰) 난카이(南开)대 화학과 교수팀은 공원 설립 초기 야오커(耀科)신소재회사를 창업하고 세계 최초의 공유결합 유기골격체(COF) 생산 시범라인을 구축했다.
청년 창업 지원도 활발하다. 톈진공업대 학생인 리샹자오(李响昭)는 대학 재학 중 수질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AI 기반 수질 정화 로봇 ‘후이옌란저우(慧眼蓝舟)’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하루 최대 500kg 규모의 오염물질을 처리할 수 있으며 기존 방식보다 운영비를 33% 절감할 수 있다.
그는 창업 6개월 만에 20만 위안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고, 여러 기업과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성과로 2025년 톈진시 대학생 혁신창업 특별상을 수상했다.
톈카이공원은 기술 사업화 속도도 크게 높였다. 특허 사전심사 ‘그린 채널’을 통해 기존 1~2년 걸리던 특허 승인 기간을 2개월 미만으로 단축했다.
현재 공원 기업들은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의약, 첨단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톈카이수이시는 중국 최초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의료기기 등록증을 획득했고, 엔터에너지(恩特能源)는 세계 최초 전(全) 실리콘카바이드(SiC) 에너지저장 변환기를 출시했다. 또 징청량차이(晶诚靓彩)는 반도체용 그래핀 소재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팡웨이(方伟) 톈진시 과학기술국 부국장은 “톈카이공원 사례는 대학 혁신 자원과 도시 산업자본이 깊이 결합할 경우 고품질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과학기술 성과가 실험실을 넘어 산업과 사회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톈진이 베이징(北京)-톈진-허베이(河北) 협력 발전 전략 속에서 AI·반도체·바이오·신에너지 분야 혁신 거점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 역시 대학 기술사업화와 첨단 제조업 육성을 핵심 국가전략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