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적·경제적 긴장이 한 주 내내 이어지며 동북아 정세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이 드리웠다. 중국은 일본을 겨냥한 수출 통제 조치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일본은 중국 내 통관 과정에서 자국 상품의 선적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갈등은 중국이 군사적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일본 정치권의 안보 발언을 ‘군국주의 회귀’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한 데서 본격화됐다. 여기에 일본 지도자의 대만 관련 발언, 희토류를 둘러싼 공급망 문제, 한·중 관계 개선 행보까지 겹치며 양국 간 긴장은 정치·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일본 정부가 요청한 수출 통제 철회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중국 측은 해당 조치가 국가 안보에 부합하며 국제 규범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관영지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일본 보수 정치 세력을 직접 겨냥하며 “새로운 군국주의는 일본을 다시 파국으로 이끌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중국은 특히 일본 사회 전체가 아닌, 특정 우익 정치 세력의 노선을 문제 삼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조절했다. 사설에서는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 국민들이 자국 정치의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일본 정부와 업계는 중국 세관에서 일본산 농산물, 수산물, 사케(일본식 청주) 등의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대외무역기구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난해 11월 말부터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사케가 ‘일본의 상징적 상품’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표적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측은 공식적으로는 개별 상업 거래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갈등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는 희토류다. 일본은 자국이 사용하는 희토류의 약 7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수출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전자부품·자동차 등 핵심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는 “희토류의 국제 교역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은 구체적인 완화 조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의 강경 반응에는 일본 지도자의 대만 관련 발언도 크게 작용했다. 일본 측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규정하며 군사 훈련까지 병행했다. 양국이 공유하는 식민지 지배와 전쟁의 역사 역시 이번 갈등에서 다시 소환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중국이 같은 시기 한국에 대해서는 우호적 메시지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의 정상급 교류를 계기로 “한·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언급하며 대조적인 외교 행보를 보였다. 중국 국영 매체들은 한국 방문을 긍정적으로 조명한 반면, 일본 방문에 대해서는 경계성 보도를 내놓았다.
긴장 속에서도 제한적이나마 외교적 예의는 유지됐다. 베이징 외교부 브리핑에서 중국 대변인은 주중 일본 대사의 사망 소식에 대해 공식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는, 안보·경제·역사 인식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갈등의 연장선에서 관리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