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루푸르(Tiruppur) 지역의 섬유·니트웨어 공장 내부 모습. 타밀나두주는 인도 전체 섬유 수출의 핵심 생산지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이후 현지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도 제조업의 핵심 거점인 타밀나두주가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현지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타밀나두 주지사 M.K. 스탈린은 18일 “미국의 높은 관세가 타밀나두 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다”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미·인도 무역 협정을 조속히 타결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미·인도 무역 협정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며, 인도 상품은 미국 시장에서 최대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인도에서 가장 산업화된 지역 중 하나인 타밀나두는 섬유, 가죽, 신발, 전자제품, 자동차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주다. 스탈린 주지사는 일부 지역에서 수출 주문이 끊기면서 하루 최대 6억 루피(약 1,02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의 니트웨어 수도’로 불리는 티루푸르 지역에서는 최대 1,500억 루피(약 2조 5,500억 원)에 달하는 수출 주문이 한꺼번에 취소되며, 현지 생산이 약 3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를 “충격적인 수준의 주문 취소”라고 표현했다.
미국은 지난 8월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으며, 이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조치로 인해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했고,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운 모디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전략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인도 간 무역 협상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나, 관세 인하와 관련한 뚜렷한 진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도 정부는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지 산업계의 위기감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야당 정치인인 스탈린 주지사는 모디 총리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서 타밀나두의 상황을 “심화되는 위기”로 규정하며, 높은 관세로 인해 다수의 중소기업이 붕괴 직전에 몰렸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의 무역 교착 상태는 단순한 경제적 타격을 넘어, 관세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월 11일 전화 통화를 갖고 양자 무역 확대와 에너지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인도 방문 이후 이뤄진 첫 미·인도 정상 간 통화다. 인도 정부는 이 과정에서 미국 측에 고율 관세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밀나두는 인도 전체 섬유 수출의 약 28%를 차지하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만 약 750만 명에 이른다. 가죽과 신발 산업 역시 인도 수출의 40%를 담당하며, 10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 조립 공장도 이 지역에 위치해 있으나, 인도산 아이폰은 한시적으로 미국의 고율 관세 적용에서 제외된 상태다.
스탈린 주지사는 “가능한 한 빨리 양자 협정을 체결하고 관세 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