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선전을 잇는 고속철역. 주말마다 북상 쇼핑에 나서는 홍콩인들로 붐빈다.
【홍콩·선전=더플라자글로벌】홍콩인의 소비 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본토 소비자들이 홍콩 상품을 사들이는 ‘홍콩 구매 열풍’이 주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홍콩인들이 중국 본토로 건너가 쇼핑·관광을 즐기고, 다시 본토 상품을 홍콩으로 들여오는 ‘역구매(逆購買)’ 현상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홍콩 중문대 조사에 따르면 홍콩인들은 선전·광저우·중산·주하이 등 그레이터베이 지역을 중심으로 북상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선전은 국경 접근성과 고속철 연결 덕분에 가장 인기 있는 소비지로 꼽힌다.
환율·물가 격차로 인해 홍콩에서 버는 돈으로 본토에서 소비하면 구매력이 높아진다. 일부는 부동산 계약금만으로 90㎡ 아파트를 손쉽게 마련하고, 치과·미용·마사지 등 개인 서비스 이용객도 급증했다.
홍콩인들은 주말이면 선전과 주하이의 샘스클럽(Sam’s Club) 매장을 찾아 대량 구매를 한다. 고속철도망 확장으로 창사·충칭 등지의 인기 관광·소비지로도 발길을 넓혔다. SNS와 쇼핑 인증 문화가 더해지면서 북상 소비는 단순 쇼핑을 넘어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흥미로운 변화는 ‘역구매’다. 이는 홍콩인이 본토에서 식품·음료·생활용품을 사서 홍콩에 되파는 형태로, 특히 2023년 이후 밀크티·스낵·화장품 등 생활소비재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일부 전문팀은 월 수입이 수만 위안에 달하며, 홍콩 내 매장까지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1980~2010년대 초반까지는 본토 소비자들이 홍콩을 찾아 고품질·정품 이미지를 가진 상품을 구매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그러나 본토 유통·전자상거래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홍콩 상품의 매력은 약화됐다. 현재는 반대로 본토 브랜드가 홍콩에 매장을 열고, 홍콩 소비자가 이를 소비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2년간 50여 개의 본토 브랜드가 홍콩에 진출했고, 차·커피·할인점·전기차·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분야가 다양하다. 반대로 홍콩 기업도 K11 아트몰, 하이난 소비박람회 등 본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홍콩과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의 양방향·공동도시화 추세”라고 분석한다.
홍콩인의 북상 소비와 역구매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토 기업의 홍콩 진출이 가속화되면, 양측 소비시장의 경계는 더욱 희미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