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댄스 워크숍: 현지 팬들이 안무를 배우며 한국 문화에 몰입하는 현장.” (사진: India Today)
한국 대중문화가 인도 사회 곳곳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심층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인도 대표 시사잡지 《India Today》는 최근 ‘한류의 파급력’을 집중 조명한 커버스토리를 통해 음악, 드라마, 뷰티, 음식, 여행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가 인도 청년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은 “Why K is Koolth”, 즉 “왜 K는 멋진가”라는 표현으로, ‘K’로 시작되는 한국 콘텐츠와 문화가 인도 청년 세대 사이에서 어떻게 하나의 ‘쿨한’ 정체성으로 자리잡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보도에 따르면, 뭄바이, 델리, 벵갈루루, 첸나이 등 대도시뿐 아니라 아루나찰프라데시, 오디샤 같은 지방 도시와 농촌 지역까지도 한류 팬덤이 확산되고 있다. 기사에서는 방탄소년단 팬클럽 ‘ARMY’의 연례 모임부터 K-팝 댄스 워크숍, 한국 디저트와 화장품에 열광하는 소비자들, 한국어 학습 열기, 한류 팬들의 여행 성지 순례까지 다채로운 사례들이 등장한다.
특히 2024년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해외한류조사 자료를 인용해, “인도 응답자의 84.5%가 월평균 18.6시간 이상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한국 드라마는 팬데믹 기간 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도 현지 넷플릭스 관계자는 “K-드라마는 인간관계, 사랑, 질투, 가족애와 같은 보편적 주제를 따뜻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그려낸다”며 “폭력과 선정성이 강한 서구 콘텐츠와 달리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다는 점에서 인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음식의 인도식 적응…델리의 인기 한식당 Dalgrak은 현지 고객들로 북적인다. © Chandra Deep Kumar
또한 기사에서는 김치, 고추장, 김밥, 라면 등 한국 음식에 대한 인도 소비자의 높은 선호도도 조명했다. 뭄바이, 델리 등 대도시 거리 곳곳에서 한국식 라면 가판대와 디저트 카페가 성업 중이며, Swiggy와 같은 음식 배달 플랫폼에서 한국 음식 주문량이 최근 3년 사이 59% 증가했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K-뷰티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ndia Today》는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라네즈, 코스알엑스 등 60여 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인도에 진출해 있으며, 뷰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10단계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이 Z세대 여성들 사이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소비를 넘어 한국 방문 열풍도 뜨겁다. 인도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아닌, 한국을 찾는 인도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한국을 방문한 인도인은 12만 명, 2024년에는 17만 명을 돌파했으며, 팬들은 드라마 촬영지, 방탄소년단 성지, 한국 스파와 길거리 음식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Koja 매장에서 한국 화장품을 직접 살펴보는 인도 젊은 고객들. 현실 속 한류 팬덤 현장이자 라이프스타일 공간.”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 인도지사 윤명기 소장은 “최근 K-콘텐츠와 연계한 테마형 여행상품에 대한 인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한류 팬심이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전형적인 문화소비 확산 사례”라고 진단했다.
기사 말미에서 《India Today》는 “한류는 더 이상 유행이 아닌 인도 문화 지형의 일부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한국이 그저 기술과 제품만이 아니라 감성, 정서, 소통의 가치를 수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은 전 세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인도는 그 중심에서 가장 깊은 공명을 일으키는 시장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