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하이네켄 0.0 무알코올 병 제품 진열 장면
[프랑크푸르트=더플라자글로벌] ‘맥주의 나라’로 불리는 독일에서 무알코올 맥주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에 따르면 2024년 독일의 맥주 판매량은 약 68억 리터로 전년 대비 2% 감소했으며, 이는 2014년 대비 무려 13.7%가 줄어든 수치다.
전통적인 맥주 소비가 장기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무알코올 맥주 시장만은 역성장을 이어가며 양조업계의 새로운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현지 공영방송 <타게스샤우(Tagesschau)>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단순한 경기침체의 결과가 아닌 음주 문화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독일에서 열렸음에도 맥주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점은 독일 사회의 전반적인 음주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무알코올 맥주 생산량은 지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4년 약 3억 리터에 불과했던 생산량은 2024년 약 6억 리터로 확대되었으며, 독일 양조협회(Deutscher Brauer-Bund)는 “무알코올 맥주가 필스너, 헬레스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 있는 맥주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양조업계는 발효 공정 개선, 특수 효모 사용, 저온 처리 기술 등 최신 공정을 도입해 기존 무알코올 맥주보다 품질과 풍미를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슈피겔(Der Spiegel)> 등 독일 주요 매체에 따르면, 최근에는 라거 외에도 밀맥주, 에일, 과일향 혼합 제품 등 다양한 무알코올 맥주가 출시되며 젊은 세대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산 무알코올 맥주도 독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지에서 유자 맛 무알코올 맥주 ‘서울브리즈’를 생산·판매 중인 TOMO앤의 최민희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시장은 이미 무알코올 맥주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어 차별화된 맛과 콘셉트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브리즈는 설탕을 넣지 않고 유자 원액을 사용해 단맛을 줄이고 산미를 살렸으며, 음식과의 조화 측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또 “유자는 독일에서 고급 식재료로 인식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유기농 전문 매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현재는 아시아 마켓, 고급 레스토랑, 유기농 체인 중심으로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독일 및 유럽 시장 진출을 모색할 경우,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기술력, 품질, 제품 콘셉트 등 비가격 요소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요구된다. 아울러 유럽연합의 식품 표시 기준, 원재료 성분 규정, 유기농 인증 및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기 등 제도적 요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