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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황문섭 기자의 소소한 이야기
  • 이다인 기자
  • 등록 2025-03-15 09: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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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나올 수 없는 함정"


아내가 어느 날 SNS로 짧은 단신을 보내왔다.


“아내가 남편을 더 사랑해요.”


살다 보면 사람들 사이에 가끔 섬처럼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사람에게서 많은 실망을 해서인지 언제부턴가 사람보다 키우고 있는 화분에 정을 주고 내 취미 생활에 더 애착을 두고 살고 있다. 어쩌면 사람들에게 담을 쌓고 스스로 섬이 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그것이 고독이 되고 외로움이 된다.


어느 날 조용필의 노래 “그 겨울의 찻집”을 듣다가 한숨이 나거나 한 줄 눈물을 흘리게 된다면, 섬 속에 살고 있으면서 자신만 모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자꾸 사람들 속에 들어가려고 애써 보지만, 사실은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


인생의 사계절 중 여름을 정말 뜨겁게 열심히 살면서 지치거나 잊고 있었던 것들이 조용한 가을이 찾아오니 하나둘 깨닫게 된다. 돌아가신 부모님들도 그러하였을 것이고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다. 불교의 윤회라는 철학이 어쩌면 이렇게 세대를 넘어 반복하는 삶의 행태를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닐까?


아내의 문자를 받고 나는 문득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 다윈과 엘리자베스의 서툰 사랑 표현이 생각났다. 그래서 나도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사랑이란 감정을 끄집어내 나도 표현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윈처럼 이러한 감정에 무던한 나는, 여자 동창생의 도움을 받고 또 함께 칠망(七望)을 바라보는 질녀의 도움을 받아 표현하고 있다.


아내의 짧은 단문은 내게, 온기 있는 한 편의 단편소설이 되고 시가 되었다. 우리는 그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에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내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깊은 트랩 속에 빠졌다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아내가 남편을 더 좋아해요!”


설령, 이 말이 거짓말일지라도 나는 이 말이 큰 감동으로 와 닿는다. 사랑한다는 말. 나는 이제 아내의 트랩에서 더 이상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깊은 트랩만이 섬으로 온 세상을 들여올 수 있는 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한 번쯤 고단하게 살아온 남편에게 이런 문자를 한 번 보내보는 것도 좋겠다. 봄날의 설렘은 아니더라도 가을의 아름다운 경치를 가슴에 담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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