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IR 피칭 컨설팅을 받고 있는 모습으로, 전문 컨설턴트와 함께 발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출처: 줄리아나리앤파트너스
브라질이 스타트업 강국으로 자리잡으며 디지털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브라질 스타트업협회(Abstartups)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내 약 1만4000개의 스타트업 중 45.4%가 성장(Traction) 또는 확장(Scale) 단계에 진입했다.
전체 스타트업 시장 규모는 850억 달러(약 113조 5000억 원)를 넘어섰으며, 연평균 성장률도 2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브라질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욱 역동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은 상파울루…남미 최대 규모
브라질 스타트업 생태계는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전체 스타트업의 57.6%가 남동부 지역에 밀집해 있으며, 특히 상파울루 주에만 40.7%가 위치해 있다. 이는 인프라와 인재 확보 측면에서 상파울루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 균형 발전의 과제를 드러낸다. 상파울루는 남미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허브인 'Cubo Itaú'를 보유하고 있으며, 브라질 전체 스타트업 투자의 65%가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플로리아노폴리스(Florianópolis)와 레시페(Recife) 등 새로운 테크 허브들도 부상하고 있다. 특히 플로리아노폴리스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중심지로 주목받으며, 스타트업 친화적인 환경과 기술 인재 풀을 바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핀테크와 이커머스가 견인…유니콘 기업 22개 탄생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의 스타트업 허브로 자리잡으며, 유니콘 기업 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 분석기업 Distrito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라틴아메리카 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46개 중 22개가 브라질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분야가 강세를 보인다. Nubank, C6 Bank, Creditas 등 9개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 브라질에서 탄생했으며, 이 중 Nubank는 기업가치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돌파하며 라틴아메리카 최대 디지털 뱅크로 성장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도입한 PIX 즉시결제 시스템도 핀테크 생태계의 성장에 기여했다. 현재 브라질 인구의 70% 이상이 PIX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이커머스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VTEX, MadeiraMadeira, Olist, Facily, Merama 등 5개의 이커머스 기업이 유니콘 반열에 올랐으며,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Loft와 임대주택 중개 플랫폼 QuintoAndar 등 프롭테크 분야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등장했다. 이 외에도 푸드테크(iFood), 헬스테크(Gympass), 게임(Wildlife Studios), 암호화폐 거래소(Mercado Bitcoin)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활약 중이다.
투자 생태계도 활성화…엔젤투자와 액셀러레이터가 견인
브라질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Abstartups 조사에 따르면, 전체 스타트업의 34.9%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평균 투자금액은 110만 헤알(약 18만7000달러)이다. 특히 28.2%의 스타트업이 100만 헤알(약 17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엔젤투자자가 주요 투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전체 투자자의 39.8%가 엔젤투자자로, 이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또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13.9%)과 FFF(Family, Friends, Fools)로 알려진 소규모 투자자 그룹(10.2%)도 초기 스타트업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공 부문 투자도 전년 대비 증가하며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트업 서밋 2025,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브라질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가 오는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플로리아노폴리스에서 개최된다. ‘스타트업 서밋 2025(Startup Summit 2025)’는 약 1만 명의 참석자가 예상되는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로, 스타트업, 투자자, 생태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번 서밋에서는 약 200명의 연사들이 참여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최신 트렌드와 스타트업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네트워킹 세션, 비즈니스 미팅, 워크숍 등을 통해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으며, 최신 기술과 혁신 아이디어가 소개되는 전시 공간도 마련된다.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핀테크·AI 분야 기회 많아”
브라질 스타트업 시장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브라질의 스타트업 멘토로 활동 중인 L씨는 KOTRA 상파울루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핀테크, 이커머스, AI 솔루션, 헬스케어, 교육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며, 복잡한 세무·규제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지역별 소비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과 장기적인 관점의 시장 접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정부도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스타트업 법안 시행과 함께 세제 혜택, 창업 보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유니콘 기업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 스타트업 시장은 더 이상 남미에 국한된 시장이 아니다. 1만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22개의 유니콘 기업은 브라질의 높은 잠재력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이 브라질의 디지털 혁신 생태계에 동참한다면, 새로운 글로벌 시장 개척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